AI 동맹이 흔들린다? 샘 올트먼과 사티아 나델라의 긴장감
AI를 좋아하고 관심 갖고 있던 나로서는 요즘 IT 업계의 최대 뉴스가 단연, 샘 올트먼과 사티아 나델라, 그리고 그들이 이끌고 있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십에 이상기류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샘 올트먼과 사티아 나델라, 이 두 인물이 주도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십이 최근 미묘한 긴장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필자는 이 이슈를 처음 들었을 때, 단순한 오해나 언론의 과장된 보도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양한 정황과 관련자의 발언들을 접하며, 생각보다 상황이 복잡하다는 걸 느꼈다.
한때 'IT 역사상 최고의 동맹'이라고 불리던 이 관계가 삐걱대고 있다는 건, 단순한 내부 문제를 넘어 AI 산업 전체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본다.
AI 시대를 연 '샘 올트먼과 사티아 나델라', 둘 사이에 무슨 일이?
2018년, 미국 아이다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샘 올트먼과 사티아 나델라가 우연히 계단에서 마주친 것이 모든 시작이었다고 한다. 당시 올트먼은 AGI(인공일반지능)을 꿈꾸는 비영리 연구소 오픈AI를 운영하고 있었고, 나델라는 혁신이 필요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고 있었다. 이 둘의 우연한 그 만남이 오늘날 AI 동맹을 가능하게 했다.
그 인연이 무려 130억 달러의 투자로 이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독점적 기술 파트너가 되었다. 챗GPT를 시작으로 생성형 AI는 전 세계를 강타했고, 그 중심엔 이 두 인물의 AI 동맹이 있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3배 오르고, 한때 세계 시가총액 1위를 찍은 것도 이 협업의 성과다. 한때 샘 올트먼은 이 관계를 “기술 분야 최고의 파트너십”이라 표현할 정도로 두 CEO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소식들은 전혀 낙관적이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랜 B', 그리고 올트먼의 야망
샘 올트먼이 이끄는 오픈AI와 사티아 나델라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요 전략을 두고 공개적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큰 갈등은 두 가지다. 하나는 AI 모델 접근권과 컴퓨팅 파워 공급 문제, 또 하나는 인간 수준의 AI 구현 가능성에 대한 인식 차이다.
흥미로운 점은, 사티아 나델라가 단지 오픈AI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비밀리에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영입하고, 자체 AI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플랜 B’를 추진했다. 그러나 프로젝트 초기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오픈AI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록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지만, 필자는 이 대목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말 신중하게, 동시에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샘 올트먼은 더 많은 컴퓨팅 파워와 칩 자원을 요구하며, AGI 실현이 머지않았다고 강하게 믿고, 기술 진보의 속도를 높이려는 야심을 드러냈다. 사티아 나델라는 이를 “벤치마크 해킹”이라며 일축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 발언은 많은 업계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안겼고, 오픈AI 내부에서도 적잖은 당혹감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동맹은 유지될까?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복잡한 줄다리기
이번 사태를 보며 다시금 느낀 건, 기술 산업의 동맹이란 단순한 계약이나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특히 AI 동맹은 단기적인 수익이 아닌, 인류의 기술 진보라는 더 큰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킬 수밖에 없다.
오픈AI는 현재 비영리 조직에서 영리 기업으로의 구조 전환을 준비 중인데, 이 역시마이크로소프트와의 갈등 요인이다. 내부 계약 조항상, 구조 전환이 완료되지 않으면오픈AI는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다 현실적인 비즈니스 확장과 수익화를 중시한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첨단 기술 접근권을 제한할 권한을 가지고 있어, 일종의 상호 인질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오픈AI가 강력한 신형 모델 ‘스트로베리’를 개발했을 때, 그 코드 제공 지연 문제를 두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불만을 표출했었다. 이에 대해 오픈AI는 “성능 파악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두 회사의 파트너십이 어디로 향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의 긴장감이 AI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무너지는 신뢰, 그리고 갈라지는 길
한때 하루에도 여러 차례 문자를 주고받던 샘 올트먼과 사티아 나델라는 이제 주 1회 정기 통화로만 대화하는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두 사람이 함께 추진하던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도 보류된 상태다.
더욱 놀라운 건, 올트먼이 손정의 회장, 래리 엘리슨,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등장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델라와 함께 논의하던 구상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신뢰 관계가 상당히 금이 갔음을 보여준다.
지금의 갈등, 새로운 가능성의 출발점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샘 올트먼과 사티아 나델라 두 CEO 모두 AI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번 긴장이 완전한 결별로 이어지기보다는 서로를 재조정하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의 긴장은 새로운 AI 생태계 재편의 신호일 수도 있다. 오픈AI가 독립적인 영리 기업으로 거듭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모델을 완성한다면,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기술 발전은 가속화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의 AI 동맹이 단순한 비즈니스 계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전 세계 AI의 방향과 철학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연결고리였다. 그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지기 전에, 새로운 협력의 방식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혁신은 언제나 갈등 속에서 피어난다. AI 동맹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진보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